미국 공익조사그룹(PIRG)이 발표한 ‘실패한 수리(Failing the Fix) 2026’ 보고서에서 애플(Apple)이 D-, 삼성전자(Samsung)가 D 등급을 받으며 글로벌 스마트폰 제조사 중 최하위권에 머물렀다. 1위는 모토로라(B+), 구글은 C-에 그쳤다. 이번 평가는 EU의 EPREL(에프렐) 기준이 처음 적용돼 분해 난이도와 수리 권리(Right to Repair) 로비 여부까지 반영됐다.
미국 공익조사그룹(PIRG, Public Interest Research Group) 교육재단이 4월 7일(현지 시간) 발표한 5번째 ‘실패한 수리(Failing the Fix) 2026’ 보고서에서 애플과 삼성전자가 글로벌 스마트폰 제조사 중 최하위권에 머문 것으로 나타났다. 애플은 D-(D 마이너스), 삼성전자는 D 등급을 받았다. 모토로라(Motorola)가 B+로 1위에 올랐고, 구글(Google)은 C- 등급에 머물렀다. 이번 결과는 두 회사가 그동안 강조해 온 ‘수리 친화 정책’에도 불구하고, 실제 객관 지표에서는 여전히 최하위라는 점을 보여준다.
이번 평가가 의미 있는 이유는 평가 방식이 바뀌었기 때문이다. 그동안 PIRG는 프랑스 정부가 도입한 ‘수리 가능성 지수(Repairability Index)’를 사용해 왔다. 하지만 2026년판부터는 EU가 운영하는 ‘EPREL(European Product Registry for Energy Labelling)’ 데이터베이스 기준을 적용한다. EPREL은 분해 용이성에 더 큰 가중치를 부여한다. 단순히 ‘부품을 수리할 수 있는가’가 아니라 ‘몇 단계의 작업을 거쳐야 배터리를 교체할 수 있는가’ 같은 실제 수리 환경을 반영한다는 의미다.
애플과 삼성의 점수가 낮은 결정적인 이유는 두 가지다. 첫째, 두 회사 모두 EPREL 데이터베이스에 소프트웨어 지원 기간을 ‘규제 최소치’인 5년만 신고했다. 실제로는 더 오래 업데이트를 제공하고 있음에도, 공식 공개 자료에서는 최소 의무만 충족하는 형태다. 둘째, ‘수리권(Right to Repair)’ 입법에 반대해 온 산업 협회 회원사라는 점이다. PIRG는 입법 반대 로비에 참여하는 기업에 추가 감점을 주고 있다.
| 등급 | 제조사 |
|---|---|
| B+ | 모토로라 (1위) |
| C- | 구글 |
| D | 삼성전자 |
| D- | 애플 (최하위) |
흥미로운 점은 동일한 애플 제품에 대해 평가가 엇갈린다는 사실이다. 아이폰 에어(iPhone Air)의 경우 iFixit이 별도로 7/10이라는 비교적 양호한 점수를 매긴 바 있다. 이는 실제 분해·교체 난이도 자체는 개선됐다는 것을 보여준다. 하지만 ‘소프트웨어 지원 공개’, ‘수리 부품 가격 합리성’, ‘수리권 입법 태도’ 같은 정책·제도 측면을 통합 평가하는 PIRG 기준에서는 여전히 낙제점인 셈이다. 결국 ‘하드웨어 수리 가능성’과 ‘기업 행태’를 동시에 평가하는 것이 글로벌 표준으로 자리잡아 가고 있다.
한국 산업계 입장에서 이번 결과는 삼성전자의 글로벌 ESG·지속가능성 전략 전반을 다시 점검해야 한다는 신호다. 삼성이 D 등급을 받았다는 것은 단순한 수리 부품 정책 문제가 아니라, EU의 디지털·환경 규제 흐름을 충분히 따라가지 못하고 있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EU는 향후 ‘디지털 제품 여권(Digital Product Passport)’ 도입을 통해 모든 전자기기 정보를 의무 공개할 예정이며, 이때 수리 가능성·소프트웨어 지원 기간이 핵심 항목으로 들어간다. 최소 5년만 신고하는 관행이 더 이상 통하지 않는 시기가 다가오고 있다. 모토로라·구글이 한 발 앞서 있는 만큼, 삼성도 정책 공개 수준 자체를 끌어올릴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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