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론 머스크가 테슬라·스페이스X·xAI 합작으로 텍사스 오스틴에 200억 달러 이상 규모의 반도체 메가팩토리 ‘테라팹’을 건설한다고 발표했다. 2nm 공정에 월 100만 장 웨이퍼를 목표로 하지만, 반도체 제조 경험이 전무한 도전이라는 점에서 업계 반응은 극명하게 갈린다.
“역사상 가장 대규모 칩 생산 프로젝트”
일론 머스크는 3월 21일 텍사스 오스틴의 시홀름 발전소(Seaholm Power Plant)에서 테라팹(Terafab) 프로젝트를 공식 발표했다. 테슬라, 스페이스X, xAI 3사 합작으로, 총 투자 규모는 200억~250억 달러(약 29조~36조 2,500억 원)로 추정된다. 머스크는 “역사상 가장 대규모의 칩 생산 프로젝트(the most epic chip-building exercise in history by far)”라고 선언했다.
테라팹은 기가 텍사스(Giga Texas) 북쪽 캠퍼스에 건설되며, 3월 13일 트래비스 카운티에 건설 허가를 신청한 상태다. 최종 시설 규모는 약 1억 평방피트(약 930만 ㎡)로, 펜타곤 15개 또는 센트럴파크 3개에 해당한다. 필요 전력은 10기가와트(GW) 이상이다.
2nm 공정, 월 100만 장 목표
기술적 목표는 파격적이다. 현재 TSMC만이 상용화에 진입한 2nm 공정을 목표로 하며, 트랜지스터 구조도 핀펫(FinFET)에서 GAA(Gate-All-Around) FET으로 전환한다. 초기 월 10만 장 웨이퍼 생산에서 최종 100만 장까지 확대할 계획인데, 이는 TSMC 전체 글로벌 생산량의 약 70%에 해당하는 규모다.
| 항목 | 테라팹 목표 | TSMC (비교) |
|---|---|---|
| 공정 노드 | 2nm | 2nm (2029년 미국 가동) |
| 초기 월 생산 | 10만 장 | 5만 장/팹 |
| 최종 월 생산 | 100만 장 | 약 20만 장 (2028년 말) |
| 단일 팹 비용 | 250억 달러 전체 | 280억 달러/팹 |
| 웨이퍼 단가 | 비공개(자체 소비) | 약 3만 달러/장 |
머스크는 “우리의 기존 공급망—삼성, TSMC, 마이크론—에 감사하지만, 그들이 확장에 편안한 속도는 우리가 원하는 것보다 훨씬 느리다”고 발표 배경을 설명했다. 연간 1,000억~2,000억 개의 맞춤형 AI·메모리 칩을 생산해 연간 1테라와트의 AI 연산을 달성하겠다는 구상이다. 이 중 80%는 우주 궤도 AI 위성용, 20%는 지상용이다.
업계 반응: “야심과 현실 사이”
무어 인사이트 & 스트래티지(Moor Insights & Strategy)의 패트릭 무어헤드(Patrick Moorhead) 대표는 “테라팹은 역사상 가장 야심 찬 반도체 제조 투자”라면서도 “칩을 설계하는 것과 제조하는 것은 완전히 다른 리스크, 자본, 인력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그는 머스크가 아직 제조 공정 파트너를 확인하지 않았고, 장비 주문도 확정하지 않았으며, 구체적 생산 일정도 제시하지 않았다고 덧붙였다.
엔비디아(NVIDIA) CEO 젠슨 황(Jensen Huang)은 “첨단 반도체 제조는 극도로 어렵다. 공장을 짓는 것만이 아니라, TSMC가 생업으로 하는 그 엔지니어링, 과학, 기술(artistry)이 극도로 어렵다”고 경고했다.
트렌드포스(TrendForce)는 “테라팹의 가장 큰 도전은 팹을 짓는 것이 아니라 첨단 노드에서 수율을 통제하는 것”이라며 “로직 제조보다 첨단 패키징이 진입점으로 더 적합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일렉트렉(Electrek)은 테슬라의 배터리 데이(Battery Day)에서 발표했던 4680 배터리 셀이 원래 목표 생산량의 약 2%만 달성한 전례를 상기시켰다.
주가는 소폭 상승, 투자자는 관망
3월 23일 테슬라 주가는 3.53% 상승한 380.94달러로 마감했다. 거래량은 7,260만 주로 3개월 평균 대비 18% 많았다. 다만 프로젝트 규모 대비 주가 반응은 제한적이었다. 글로벌 이퀴티스 리서치(Global Equities Research)의 트립 차우드리(Trip Chowdry)는 오히려 AI 전략 우려를 이유로 테슬라 목표가를 150달러로 하향 조정했다.
칩스법(CHIPS Act) 보조금 신청 여부는 불투명하다. 390억 달러 규모의 제조 보조금과 25% 투자세액공제가 활용 가능하지만, 머스크와 연방정부의 복잡한 관계를 감안하면 “정치적 부담이 따른다”는 분석이다. 텍사스주는 9억 4,800만 달러 규모의 반도체 펀드를 보유하고 있으며, 그렉 애벗(Greg Abbott) 주지사는 머스크의 비전을 공개 지지했다.
전망: 반도체 산업 수직 통합의 새 장
머스크는 “은하 문명을 시작한다(We’re starting a galactic civilization)”며 SF적 비전을 제시했다. 그의 말을 빌리면 “공상과학을 과학적 사실로 전환(turn science fiction to science fact)”하겠다는 것이다. 테라팹이 성공하면 수십 년간 지속된 반도체 산업의 전문화(파운드리-팹리스 분업) 구조가 근본적으로 뒤흔들린다. 실패하면 4680 배터리의 재현이 된다.
한국 반도체 산업에는 양면적 시사점이 있다. 삼성전자·SK하이닉스의 메모리 사업에 직접적 위협이 되기에는 머스크의 제조 경험 부족이 걸림돌이지만, AI 칩 자체 생산을 원하는 빅테크의 수요가 구조적으로 늘어나고 있다는 신호 자체는 파운드리 사업에 장기적 경쟁 압력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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