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픈AI와 a16z가 후원하는 AI 슈퍼팩이 2026년 중간선거 경선에 본격 자금을 투입하기 시작했다. 광고 내용엔 ‘AI’라는 단어가 단 한 마디도 등장하지 않는다.
오픈AI 공동창업자 그렉 브록만과 벤처캐피털 앤드리슨 호로위츠(a16z)가 지원하는 슈퍼팩 ‘리딩 더 퓨처(Leading the Future)’가 텍사스·뉴욕·노스캐롤라이나·일리노이 등 주요 경선에 수백만 달러를 쏟아붓고 있다. 총 1억 2,500만 달러(약 1,750억원)를 모금한 이 단체의 2026년 실탄 투입이 본격화됐다.
텍사스 경선에만 70억원 투입
리딩 더 퓨처는 오는 텍사스 예비선거에 500만 달러(약 70억원)를 집중 투자하겠다고 밝혔다. 그 시작으로 휴스턴 광역권 공화당 하원 공석에 출마한 제시카 스타인만(Jessica Steinmann)을 지지하는 50만 달러(약 7억원)짜리 광고를 방송·케이블·스트리밍·디지털 전 채널에 집행했다. 스타인만은 트럼프 전 대통령의 지지를 받은 선두 주자다.
일리노이에서는 민주당 경선 두 곳에 각각 100만 달러 이상을 투입해 전직 하원의원 제시 잭슨 주니어와 멜리사 빈을 지지하고 있다. 뉴욕에서는 AI 안전규제 법안 주도 의원 알렉스 보어스(Alex Bores)를 낙선시키기 위해 이미 110만 달러(약 15억원) 이상을 집행했다.
광고엔 AI가 없다
가장 이례적인 점은 광고 전략이다. AI 규제 방향을 결정하겠다는 명확한 목적을 가진 이 단체는 광고에서 AI를 전혀 언급하지 않는다. 대신 이민·의료·트럼프 지지 여부 등 유권자들의 감정을 자극하는 다른 이슈를 전면에 내세운다.
리딩 더 퓨처의 민주당 계열 단체 ‘씽크 빅(Think Big)’은 보어스 의원을 공격하면서 그의 전 직장 팔란티어(Palantir)가 미국 이민단속국(ICE)과 계약을 맺었다는 사실을 부각시켰다. 아이러니하게도 팔란티어 공동창업자 조 론스데일은 리딩 더 퓨처의 후원자다. 반대 진영인 앤트로픽 계열 ‘잡스 앤드 데모크라시 팩(Jobs and Democracy PAC)’도 “우익 억만장자들이 의석을 돈으로 사려 한다”는 내용으로 맞불 광고를 집행 중이다.
오픈AI 대 앤트로픽, 전선 확대
양 진영의 대립은 뉴욕을 넘어 전국으로 확산되고 있다. 앤트로픽은 AI 규제 지지 성향의 뉴저지 민주당 하원의원 조시 가트하이머(Josh Gottheimer)를 지지하겠다고 밝혔다. 리딩 더 퓨처는 즉각 “샘 뱅크먼-프리드 시즌2″라며 앤트로픽을 비난하는 소셜 미디어 게시물을 올렸다. 뱅크먼-프리드는 암호화폐 거래소 FTX 붕괴로 25년형을 선고받은 인물이다.
씽크 빅은 “이것은 앞으로 2026년 선거 내내 지속될 참여의 시작에 불과하다”며 추가 지출을 예고했다. 2025년 AI 관련 연방 선거 자금 투입 규모는 이미 8,300만 달러(약 1조 1,600억원)로 추산되며, 2026년엔 두 배 이상으로 늘어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전문가들은 AI 기업들의 이 같은 행보가 ‘의회 구성 자체를 바꾸겠다’는 의지의 표현이라고 분석한다. 연방 단일 AI 규제 프레임워크를 관철시키면 각 주(州)의 개별 규제법이 무력화된다. 수백억원의 선거 광고비가 수조원대 규제 비용을 막는 투자가 되는 셈이다. 2026년 중간선거는 미국 AI 정책의 향방을 가를 중대한 분수령이 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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