캐나다 매니토바주가 16세 이하 청소년의 소셜미디어와 AI 챗봇 사용을 금지하는 법안을 추진한다. 캐나다 주(州) 단위로는 최초이며, 학교 내 금지를 1단계로 시행할 계획이다. 호주에 이어 전 세계적으로 확산하는 청소년 온라인 보호 입법 흐름에 캐나다도 본격 합류하는 모양새다.
키뉴 주지사, NDP 행사에서 전격 발표
캐나다 중부에 위치한 매니토바주(인구 약 150만 명)의 왑 키뉴(Wab Kinew) 주지사가 4월 26일(토) 신민주당(NDP) 모금 행사에서 청소년 대상 소셜미디어 및 AI 챗봇 사용 금지 법안을 추진하겠다고 발표했다. 약 900명이 참석한 이 자리에서 키뉴 주지사는 “주지사로서 나의 가장 신성한 책임은 우리 아이들의 보호와 안전이다. 우리 아이들을 정말로 해치고 있는 것들에 대해 행동에 나서겠다”고 선언했다. 그는 소셜미디어 플랫폼들이 “몇 개의 ‘좋아요’를 위해, 더 많은 참여를 위해, 그리고 돈을 위해 아이들에게 끔찍한 일을 하고 있다”고 강하게 비판하며, “우리 아이들은 결코 팔리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 법안이 시행되면 캐나다에서 청소년 소셜미디어 사용을 법적으로 금지하는 최초의 주가 된다.
16세 이하 대상, 학교부터 단계적 시행
키뉴 주지사는 CBC 뉴스의 로즈메리 바턴(Rosemary Barton) 앵커와의 인터뷰에서 금지 대상 연령을 16세 이하로 밝혔다. 다만 구체적인 시행 시기, 집행 방법, 대상 플랫폼 목록 등은 아직 공개하지 않았다. 매니토바주 교육부 장관 트레이시 슈미트(Tracy Schmidt)는 4월 27일(월) 기자회견에서 “학교 내 금지가 가장 쉬운 첫 단계”라며, 기존 교실 내 휴대폰 금지 정책의 연장선에서 소셜미디어와 AI 챗봇 사용 금지를 학교에서 먼저 시행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슈미트 장관은 교육청, 지역 사회, 학부모와 협의를 진행 중이라고 덧붙였으나, 구체적인 일정은 밝히지 않았다. 한 가지 남은 핵심 쟁점은 국제 플랫폼에 대한 주정부의 관할권 문제로, 이에 대한 해법은 아직 제시되지 않은 상태이다.
AI 챗봇 금지, 텀블러리지 총격 사건이 촉매
매니토바의 이번 법안이 소셜미디어뿐 아니라 AI 챗봇까지 금지 대상에 포함한 것은 주목할 만하다. 이는 2026년 2월 10일 브리티시컬럼비아주 텀블러리지(Tumbler Ridge)에서 발생한 학교 총격 사건의 영향이 크다. 당시 18세 범인은 오픈AI(OpenAI)의 챗GPT(ChatGPT)를 사용한 것으로 드러났으며, 오픈AI는 자동화 도구를 통해 해당 계정을 내부적으로 차단했지만 법 집행기관에는 신고하지 않았다. 범인은 두 번째 계정을 만들어 차단을 우회했고, 결국 8명이 사망하는 참사가 벌어졌다. 이 사건 이후 샘 올트먼(Sam Altman) 오픈AI CEO가 공개 사과했으며, 캐나다에는 현재 AI 기업에 잠재적 위험 사용자를 경찰에 신고하도록 의무화하는 연방법이 없는 상태이다. 키뉴 주지사는 AI 챗봇이 “우리의 심리를 이해하는 사람들이 설계한 도구”라며 규제의 필요성을 역설했다.
| 구분 | 주요 내용 |
|---|---|
| 발표 주체 | 왑 키뉴(Wab Kinew) 매니토바 주지사 |
| 금지 대상 | 소셜미디어 계정 + AI 챗봇 |
| 적용 연령 | 16세 이하 |
| 1단계 시행 | 학교 내 금지 우선 |
| 시행 시기 | 미정 (입법 절차 필요) |
| 집행 방법 | 미정 (국제 플랫폼 관할권 쟁점) |
| 캐나다 최초 여부 | 주(州) 단위 최초 |
연방 정부도 “진지하게 검토 중”
매니토바의 움직임은 단독 행보가 아니다. 마크 카니(Mark Carney) 캐나다 총리는 이 법안에 대해 “고려할 만한 가치가 있다(merits consideration)”고 언급했고, 마크 밀러(Marc Miller) 문화부 장관은 연방 차원의 금지를 “매우 진지하게(very seriously)”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캐나다 연방 정부는 아직 AI에 특화된 규제 프레임워크를 갖추지 못하고 있으며, 텀블러리지 사건 이후 온라인 유해 환경 관련 법안(Online Harms Bill)에 AI 챗봇과 게임을 포함시켜야 한다는 아동 보호 단체들의 요구가 거세지고 있다. 한편 일부 청소년들은 “모든 것을 금지할 필요는 없다”는 반응을 보이며, 소셜미디어의 긍정적 측면과 청소년 당사자의 목소리를 반영해야 한다는 의견도 제기되고 있다.
호주 선례와 전 세계 규제 확산
매니토바의 모델은 호주의 선례를 따르고 있다. 호주는 2024년 11월 ‘온라인 안전 개정법(Online Safety Amendment Act 2024)’을 통과시키고, 2025년 12월 10일부터 16세 미만의 소셜미디어 계정 보유를 금지했다. 시행 첫 달 만에 470만 개의 미성년자 계정이 삭제되었으며, 메타(Meta)는 시행 다음 날까지 약 55만 개의 계정을 제거했다. 위반 기업에는 최대 4,950만 호주달러(약 481억 원)의 벌금이 부과된다. 페이스북, 인스타그램, 틱톡, 스냅챗, 엑스(X), 유튜브, 레딧, 트위치, 킥, 스레드 등 10개 플랫폼이 규제 대상이다. 호주의 8~15세 인구는 약 250만 명인데, 삭제된 계정은 470만 개로 1인당 평균 2개 이상의 계정을 보유하고 있었던 셈이다. 다만 몰리 로즈 재단(Molly Rose Foundation)의 조사에 따르면 금지 이후에도 상당수 청소년이 여전히 소셜미디어 계정을 보유하고 있어 실효성 논란은 계속되고 있다.
한국에도 시사점, 글로벌 청소년 보호 물결
현재 전 세계적으로 청소년 소셜미디어 규제 입법이 급속히 확산하고 있다. 인도네시아(16세 미만)와 말레이시아(16세 미만)는 이미 법을 시행 중이며, 터키(15세 미만)는 2026년 4월 의회를 통과했다. 유럽에서는 프랑스(15세 미만)가 하원을 통과해 상원 심의 중이고, 덴마크(15세 미만)와 노르웨이(15세 미만)가 법안을 준비하고 있다. 오스트리아(14세 미만)는 6월까지 초안 확정 예정이며, 독일(16세 미만)과 스페인(16세 미만), 영국(16세 미만)도 검토 단계에 있다. 유럽연합(EU) 차원에서는 덴마크, 프랑스, 그리스, 오스트리아, 포르투갈, 스페인 6개국이 연합을 구성해 EU 전체의 통일된 규제를 추진 중이며, 우르줄라 폰데어라이엔(Ursula von der Leyen) EU 집행위원장은 4월 15일 유럽 공통 연령 인증 앱 도입을 발표했다. 한국은 아직 소셜미디어 연령 제한에 관한 별도의 법률이 없으나, 글로벌 추세를 고려하면 관련 논의가 본격화될 가능성이 높다. 키뉴 주지사의 말처럼 “다음 세대에게 약속해야 할 것은 자유”라면, 그 자유를 위협하는 기술 환경으로부터 청소년을 보호하는 것은 이제 선택이 아닌 각국 정부의 책무가 되어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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