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슬라가 LG에너지솔루션의 43억 달러(약 6조 2,350억 원) LFP 배터리 계약의 매수자로 공식 확인됐다. 미시간주 랜싱 공장에서 2027년부터 생산되는 리튬인산철 각형 셀은 차세대 에너지저장장치 메가팩 3에 탑재된다. 중국산 배터리에 최대 82.4% 관세가 부과되는 상황에서, 테슬라가 한국 배터리 업체와 총 64억 달러 규모의 공급망을 구축한 것이다.
미국 정부, “LG엔솔 43억 달러 계약 상대는 테슬라” 공식 확인
미국 내무부가 2026년 3월 17일(현지시간) 인도·태평양 에너지 안보 정상회의에서 LG에너지솔루션의 43억 달러(약 6조 2,350억 원) 규모 리튬인산철(LFP) 배터리 공급 계약의 고객사가 테슬라임을 공식 확인했다. LG에너지솔루션은 이 계약을 2025년 말 발표하면서도 비밀유지 조항을 이유로 고객사를 밝히지 않았으나, 업계에서는 테슬라가 유력한 후보로 거론되어 왔다.
이번 계약은 3년간(2027년 8월~2030년 7월) LFP 각형 셀을 공급하는 내용이며, 최대 7년까지 연장할 수 있는 옵션이 포함되어 있다. 생산 거점은 미시간주 랜싱에 위치한 LG에너지솔루션의 공장으로, 이 시설은 과거 제너럴모터스(GM)와의 합작법인 ‘얼티엄 셀즈 3(Ultium Cells 3)’가 운영하던 곳이다. LG에너지솔루션이 2025년 5월 GM의 지분을 인수하며 완전 자회사로 전환한 뒤, LFP 셀 전용 생산라인으로 재편했다.
메가팩 3, 용량 28% 늘리고 연결부 78% 줄였다
테슬라가 LG에너지솔루션의 LFP 셀을 탑재할 차세대 에너지저장장치 메가팩 3(Megapack 3)는 2025년 9월 공개된 유틸리티급 배터리 시스템이다. 단일 유닛 용량이 약 5MWh로, 이전 세대 메가팩 2XL의 3.9MWh 대비 28% 증가했다. 2.8리터 규격의 대형 각형 셀을 채택했고, 열관리 시스템의 연결부를 78% 줄여 신뢰성과 유지보수 효율을 대폭 개선했다.
메가팩 3 4기를 하나로 묶은 ‘메가블록(Megablock)’은 20MWh AC 용량을 제공하며, 통합 변압기와 스위치기어를 탑재해 설치 시간을 23% 단축하고 건설 비용을 최대 40% 절감한다. 25년 수명에 1만 회 이상 충방전이 가능하다. 테슬라는 2026년 말 텍사스주 휴스턴 메가팩토리에서 메가팩 3 생산을 시작할 계획이며, 이 공장의 연간 생산 목표는 50GWh이다.
| 항목 | 메가팩 2XL | 메가팩 3 |
|---|---|---|
| 단일 유닛 용량 | 3.9MWh | 약 5MWh |
| 셀 규격 | – | 2.8리터 각형 |
| 열관리 연결부 감소 | – | 78% |
| 메가블록 용량(4기) | – | 20MWh AC |
| 설치 시간 단축 | – | 23% |
| 건설 비용 절감 | – | 최대 40% |
| 수명/충방전 | – | 25년 / 1만 회 |
중국산 LFP에 82.4% 관세… 테슬라, 한국 배터리로 ‘탈중국’
이번 계약의 배경에는 미국의 대중국 관세 정책이 있다. 중국산 LFP 배터리 셀에는 통상법 301조에 따른 관세가 최대 82.4%까지 부과되고 있어, 중국 CATL(닝더스다이)이나 BYD로부터의 직접 조달은 사실상 불가능해졌다. LFP 배터리는 니켈·코발트를 사용하지 않아 원가가 낮고 열안정성이 뛰어나 에너지저장장치에 최적화된 기술이지만, 그동안 중국 업체들이 글로벌 공급을 지배해 왔다.
테슬라는 이 문제를 한국 배터리 업체와의 대규모 계약으로 해결하고 있다. 2025년 11월에는 삼성SDI와 21억 달러(약 3조 450억 원) 규모의 별도 계약을 체결하며 인디애나주 합작 공장에서 연간 약 10GWh의 LFP 셀을 확보했다. LG에너지솔루션과 삼성SDI, 두 한국 기업에 대한 테슬라의 배터리 투자 총액은 64억 달러(약 9조 2,800억 원)를 넘어선다.
테슬라 에너지, 연매출 12.8조 원… ‘제2의 성장 엔진’ 부상
테슬라의 에너지 저장 사업부는 이미 회사 내 가장 수익성 높은 부문으로 자리잡았다. 2025년 연간 매출은 약 128억 달러(약 18조 5,600억 원)로 전년 대비 27% 성장했고, 4분기 매출총이익률은 28.7%에 달해 자동차 부문을 앞질렀다. 같은 해 글로벌 에너지 저장 배치량은 46.7GWh로 전년 대비 49% 급증했으며, 4분기에만 14.2GWh를 설치해 분기 최고 기록을 경신했다.
생산 기지도 빠르게 확장되고 있다. 2025년 2월 가동을 시작한 상하이 메가팩토리의 연간 생산 능력은 40GWh이며, 캘리포니아 라스롭 공장은 이미 풀가동 중이다. 2026년 말 가동 예정인 휴스턴 메가팩토리(50GWh)까지 합치면, 테슬라의 연간 에너지 저장 생산 능력은 100GWh를 넘어서게 된다.
한국 배터리 산업, LFP 전환의 분수령
이번 계약은 한국 배터리 산업에 두 가지 시사점을 던진다.
첫째, LFP 기술의 전략적 중요성이 재확인됐다. 한국 배터리 3사(LG에너지솔루션, 삼성SDI, SK온)는 그동안 고에너지밀도 삼원계(NCM) 배터리에 집중해 왔으나, ESS 시장에서 LFP의 가격 경쟁력과 안전성이 결정적이라는 점이 대규모 계약으로 입증됐다. LG에너지솔루션은 2026년 에너지저장 신규 수주 목표를 90GWh로 설정하고, 북미 지역에 에너지 저장 생산의 80% 이상을 집중하겠다는 전략을 밝혔다.
둘째, 미국 내 배터리 제조 생태계의 재편이 가속화되고 있다. 미국 민간 부문의 국내 에너지 공급망 투자 약속 총액은 560억 달러(약 81조 2,000억 원)에 달하며, 한국 기업이 이 흐름의 핵심 파트너로 부상했다. GM과의 합작 공장이 테슬라 전용 LFP 라인으로 전환된 사례는, 전기차 시장의 변동성 속에서 ESS 시장이 한국 배터리 업체에게 새로운 성장 축이 될 수 있음을 보여준다.
© 2026 TechMore.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기사 제보
제보하실 내용이 있으시면 techmore.main@gmail.com으로 연락주세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