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행정부가 냉전 시대 핵무기 해체로 확보한 수십 톤의 무기급 플루토늄을 민간 원자력 스타트업의 원자로 연료로 전환하는 계획을 추진하고 있다. 오클로(Oklo) 등 5개 기업이 에너지부(DOE)와 협상에 돌입했으나, 핵 비확산 전문가들은 심각한 안보 우려를 제기하고 있다.
수십 톤의 무기급 플루토늄, 원자로 연료로 전환
미국 에너지부(DOE)는 냉전 시대 해체된 핵무기에서 나온 무기급 플루토늄 수십 톤을 보유하고 있다. 에너지부는 이전에 처분 대상으로 34톤의 플루토늄을 지정한 바 있다. 트럼프 행정부는 이 플루토늄을 단순 폐기하는 대신 민간 원자력 스타트업의 차세대 원자로 연료로 활용하는 전례 없는 계획을 추진 중이다. 핵무기 물질을 상업용 에너지원으로 전환한다는 구상은 핵 폐기물 처리 비용을 절감하면서 동시에 에너지 생산에 기여할 수 있다는 논리에 기반하고 있다.
오클로 등 5개 스타트업, 에너지부와 협상 개시
| 기업명 | 원자로 유형 | 플루토늄 활용 방식 |
|---|---|---|
| 오클로(Oklo) | 소형모듈원자로(SMR) | 우라늄·플루토늄 혼합 연료 |
| 스탠더드 뉴클리어(Standard Nuclear) | 차세대 원자로 | 플루토늄 기반 연료 |
| 샤인 테크놀로지스(Shine Technologies) | 핵융합-핵분열 하이브리드 | 플루토늄 전환 기술 |
| 플라이브 에너지(Flibe Energy) | 토륨 용융염 원자로 | 플루토늄 혼합 활용 |
| 엑소더스 에너지(Exodys Energy) | 혼합산화물(MOX) 원자로 | 우라늄-플루토늄 MOX 연료 |
에너지부는 5개 원자력 스타트업을 선정하여 플루토늄 공급 협상에 들어갔다. 샘 올트먼(Sam Altman)이 투자한 오클로는 전통적인 우라늄 연료와 함께 플루토늄도 사용할 수 있는 원자로를 개발 중이며, 이번 프로그램을 통해 첫 번째 원자로에 연료를 공급받을 계획이다. 엑소더스 에너지는 우라늄과 플루토늄을 혼합한 혼합산화물(MOX) 연료를 사용하는 원자로를 개발하고 있다. 블룸버그에 따르면 이 소식이 전해진 후 오클로의 주가는 상승세를 보였다.
핵 비확산 전문가들의 심각한 우려
핵 비확산 전문가들은 이 계획이 심각한 안보 위험을 초래할 수 있다고 경고한다. 핵위협이니셔티브(Nuclear Threat Initiative)의 스콧 로커(Scott Roecker) 부사장은 “다른 국가들도 이전에 이것을 시도했으나, 플루토늄을 연료로 사용하는 것이 좋겠지만 실제로는 부채일 뿐이며 영구적으로 처분해야 한다는 결론에 도달했다”고 밝혔다. 무기급 플루토늄의 민간 이전은 핵무기 확산의 전례를 만들 수 있다는 점이 가장 큰 우려 사항이다. 다른 국가들이 자국의 무기급 핵물질을 민간 용도로 전환하는 명분으로 활용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 계획의 배경에는 AI 데이터센터로 인한 전력 수요 폭증이 있다. 마이크로소프트, 구글, 아마존 등 빅테크 기업들이 원자력 발전에 대규모 투자를 발표하면서 미국 내 원자력 르네상스가 가속화되고 있다. 차세대 소형모듈원자로(SMR) 기업들은 연료 확보가 가장 큰 병목인데, 무기급 플루토늄의 전환은 이 문제를 단기간에 해결할 수 있는 방안으로 부상했다. 그러나 기술적으로 무기급 플루토늄을 원자로 연료로 안전하게 전환하는 과정은 복잡하며, 상업적 규모에서의 검증은 아직 이루어지지 않았다.
한국은 세계적인 원자력 기술 강국으로, 한국형 소형모듈원자로(i-SMR) 개발을 추진 중이다. 미국이 무기급 플루토늄의 민간 원자로 활용이라는 전례 없는 정책을 시행할 경우, 글로벌 핵연료 시장과 비확산 체제에 근본적인 변화가 올 수 있다. 특히 한국은 사용후핵연료 재처리를 미국과의 원자력 협정으로 제한받고 있는 상황에서, 미국 내 플루토늄 재활용 정책의 변화가 한미 원자력 협력 구도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주목할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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