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31일 블룸버그(Bloomberg) 통신에 따르면 애플이 인공지능(AI) 분야의 핵심 인재를 잇달아 잃었다. AI 연구원 4명과 음성 비서 ‘시리(Siri)’ 담당 고위 임원이 경쟁사인 메타(Meta)와 구글 딥마인드(Google DeepMind)로 자리를 옮겼다. 이번 인력 유출은 애플의 AI 경쟁력 약화를 드러내는 동시에 내부 불안정성을 보여주는 사례로, 최근 주가 하락의 원인으로도 지목되고 있다.
위기감을 느낀 애플은 조직 개편을 단행하며 AI 전략 재정비에 나섰다. 존 지안안드레아(John Giannandrea) 수석부사장이 AI 전략 총괄직에서 물러나고, 소프트웨어 엔지니어링 담당인 크레이그 페더리기(Craig Federighi) 수석부사장이 지휘봉을 잡았다. 아울러 아마르 수브라마냐(Amar Subramanya)가 AI 조직 일부를 총괄하며 새로운 방향성을 모색 중이다. 이는 애플이 경쟁사에 비해 AI 기술력이 뒤처진다는 업계의 평가를 의식한 조치로 풀이된다.
구체적인 이탈 인력의 행선지도 공개됐다. 인페이 양(Yinfei Yang)은 창업을 위해 퇴사했고, 하오쉬안 유(Haoxuan You)는 메타의 ‘초지능(Superintelligence, 인간 지능을 뛰어넘는 AI)’ 연구 부서로 적을 옮겼다. 베일린 왕(Bailin Wang) 역시 메타의 추천 시스템 팀으로 이동했다. 지루이 왕(Zirui Wang)과 스튜어트 바워스(Stuart Bowers)는 구글 딥마인드에 합류했다. 핵심 연구원들의 이탈은 애플의 AI 역량, 특히 시리의 차세대 기능 고도화에 직접적인 타격을 줄 것으로 보인다.
애플의 고전에는 복합적인 이유가 작용했다. 특히 일부 AI 기술을 경쟁자인 구글에 아웃소싱(외주)하기로 한 결정이 내부 개발진의 불만을 키웠다는 분석이다. 방대한 데이터를 학습해 다양한 작업에 활용되는 ‘파운데이션 모델(Foundation Models)’ 팀의 핵심 인력 이탈은 시리 기능 개발에 차질을 빚을 수밖에 없다. 또한 잦은 리더십 교체와 외부 기술 의존 전략이 팀 사기를 떨어뜨리고 조직의 안정성을 해치고 있다.
메타와 구글 딥마인드가 공격적인 인재 영입에 나선 반면, 애플은 당분간 외부 모델을 활용해 공백을 메울 계획이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애플이 AI 시장에서 입지를 되찾기 위해서는 장기적으로 독자적인 모델 개발 역량을 회복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자체적인 기술 생태계 확보야말로 애플이 직면한 필수 과제다.
애플의 향후 행보와 시장의 반응에 이목이 쏠린다. 기술 인력 유출은 시리 기능 개발 지연으로 이어져 주가에 부담을 줄 수 있다. 결국 애플이 시장의 신뢰를 회복하려면 눈에 띄는 실질적 성과를 보여줘야 한다. 독자적인 AI 역량을 얼마나 빨리, 견고하게 강화하느냐가 승부처가 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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