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천억 달러(약 700조원) 기업가치를 자랑하는 오픈AI가 장기 AI 연구 프로젝트를 대폭 축소하고 챗GPT 개선에 모든 역량을 집중하면서 주요 연구진의 대규모 이탈이 발생했다. 구글과 앤트로픽 등 경쟁사의 추격이 거세지면서 단기 수익 확보에 사활을 건 것으로 풀이된다.
파이낸셜타임스와 복수 외신에 따르면 오픈AI는 최근 실험적 연구 프로젝트의 자원을 챗GPT를 구동하는 대형 언어모델(LLM) 개선으로 대거 이동했다. 현직과 전직 직원 10여 명이 이 같은 전략 변화를 확인했다.
이 과정에서 2025년 한 해에만 최소 11명의 고위 임원과 연구원이 회사를 떠났다. 특히 여름에는 7명 이상의 연구자가 메타의 초지능 연구소(Superintelligence Lab)로 집단 이직했다. 챗GPT와 GPT-4 공동 개발자인 셩지아 자오(Shengjia Zhao)는 메타 초지능 연구소의 수석 과학자로, GPT-4o 모델 핵심 기여자 홍유 렌(Hongyu Ren)도 메타로 자리를 옮겼다.
재무 압박 속 생존 전략
샘 알트만 오픈AI 최고경영자(CEO)는 지난 12월 챗GPT 개선 필요성을 강조하며 내부적으로 “코드 레드”를 선포했다. 이는 구글이 제미니 3 모델을 출시하면서 독립 벤치마크에서 오픈AI 모델을 앞서기 시작한 직후였다. 앤트로픽의 클로드 모델 역시 코드 생성 능력에서 눈부신 발전을 보이고 있다.
한 전직 오픈AI 연구원은 “확장 중인 기업들이 매 분기 최고의 모델을 내놓으려는 경쟁 압박이 엄청나다”며 “이는 미친 듯한 치열한 경주”라고 전했다.
회사 내부 소식통에 따르면 연구자들은 LLM 관련 프로젝트가 아니면 컴퓨팅 자원 승인을 받기 어려워졌다. 비디오 생성 모델 소라(Sora)와 이미지 생성 모델 달리(DALL-E) 팀은 챗GPT와의 관련성이 낮다는 이유로 방치되고 자원이 부족한 상태였다고 여러 관계자가 전했다.
오픈AI의 마크 첸 최고연구책임자(CRO)는 이런 시각에 반대 입장을 밝혔다. 그는 “장기 기초 연구는 여전히 오픈AI에 필수적이며 대부분의 컴퓨팅 자원과 투자를 차지한다”고 말했다.
하지만 경제 연구팀 출신 톰 커닝햄(Tom Cunningham)은 퇴사하면서 팀이 진지한 연구보다 회사의 “사실상 옹호 부서” 역할을 하게 됐다고 내부 메시지에 적었다. 모델 정책 연구 책임자였던 안드레아 발로네(Andrea Vallone)도 앤트로픽으로 이직했는데, 그녀에게는 챗GPT에 지나치게 애착을 보이는 사용자들의 정신 건강을 보호하라는 “불가능한” 임무가 주어졌던 것으로 알려졌다.
오픈AI는 챗GPT로 8억 명의 사용자를 확보했지만 성장세는 둔화하고 있다. 8월부터 11월까지 사용자 증가율이 6%에 그친 반면 구글 제미니는 30% 급증했다.
오픈AI는 2027년 중반까지 현금이 고갈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올 정도로 재무 압박에 시달리고 있다. 회사는 5천억 달러의 기업가치를 정당화하고 향후 몇 년간 1.4조 달러 규모의 인프라 투자를 감당하기 위해 빠른 수익 창출이 절실한 상황이다.
한 전직 고위 직원은 “이론적으로는 다양한 연구 접근법을 시도하려는 의지가 있었지만, 그쪽에 자원을 투입하는 것은 매우 어려웠고 주요 선택지에 비해 항상 이등 시민처럼 느껴졌다”고 토로했다.
2022년 연구 시연 버전(Research Preview)으로 ChatGPT를 공개하며 생성형 AI 붐을 촉발했던 오픈AI는 이제 실리콘밸리의 거대 기업으로 변모하고 있다. 하지만 이 과정에서 11명의 창립 멤버 중 샘 알트만을 포함해 단 2명만이 남아 있을 정도로 인재 유출이 심각하다.
AI 업계 전반이 단기 수익 압박과 기초 연구 투자 사이에서 갈등을 겪고 있지만, 오픈AI의 전략 전환은 업계 리더가 장기 혁신보다 분기별 경쟁에서의 생존을 선택했다는 점에서 상징적 의미가 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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