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텔(Intel)의 OEM 전용 바틀렛 레이크(Bartlett Lake-S) CPU가 일반 소비자용 메인보드에서 최초로 부팅됐다. 열쇠는 앤트로픽(Anthropic)의 클로드(Claude) AI였다. 모더 ‘kryptonfly’는 클로드에게 BIOS 코드 편집을 맡겨 12 P코어 CPU를 에이수스(ASUS) Z790에서 구동시켰고, 시네벤치 점수는 3만 3,111점을 기록했다.
AI가 직접 펌웨어 코드를 수정해 금지된 하드웨어 조합을 부팅시킨, 흥미로운 실험 사례가 등장했다. 하드웨어 모더 ‘kryptonfly’는 4월 초 커뮤니티에 인텔의 OEM·임베디드 전용 CPU 코어 9 273QPE(Core 9 273QPE, 바틀렛 레이크-S)를 일반 소비자용 에이수스(ASUS) Z790 메인보드에서 정상 부팅하고 벤치마크까지 돌린 결과를 공개했다. 핵심 돌파구는 BIOS 코드 편집에 앤트로픽의 대규모 언어 모델(LLM) 클로드(Claude)를 활용했다는 점이다. 그는 “BIOS 마이크로코드와 CPU 초기화 루틴의 의미를 클로드가 설명해주고, 수정 패치를 직접 생성해줬다”고 밝혔다.
바틀렛 레이크는 인텔이 산업·임베디드 시장을 겨냥해 설계한 특수 라인업으로, 일반 데스크톱 채널에서는 판매되지 않는다. 코어 9 273QPE는 12개의 P코어(Performance core)와 24스레드, 최대 5.4GHz 부스트 클럭, 286W의 TDP를 갖춘 괴물급 사양이다. 특히 E코어(Efficient core)를 전혀 탑재하지 않고 오로지 P코어만으로 구성된 점이 특징이다. 이는 앨더 레이크(Alder Lake) 이후 인텔이 처음으로 시도한 ‘순수 P코어’ 아키텍처로, 래프터 레이크(Raptor Lake) 세대의 회로를 재사용했다.
문제는 컨슈머용 메인보드 BIOS가 ‘최대 8개 P코어’라는 값을 하드코딩하고 있었다는 점이다. ‘kryptonfly’는 이 제한을 풀기 위해 BIOS 덤프 파일을 클로드에게 통째로 넘기고, CPU 초기화 단계에서 코어 개수 테이블을 어떻게 수정해야 하는지 물었다. 클로드는 수십 회의 반복적 분석을 거쳐 특정 오프셋의 바이트 시퀀스를 식별하고, 12코어를 인식하도록 하는 패치를 제시했다. 그는 “사람 엔지니어라면 수주가 걸렸을 작업을 클로드와 함께 약 이틀 만에 끝냈다”고 설명했다. 전문가들은 이번 사례를 “AI가 직접 펌웨어 코드를 편집해 새 하드웨어 호환성을 창조한 첫 공개 사례”로 평가하고 있다.
성능 또한 놀라운 수준이다. 시네벤치(Cinebench) R23 멀티코어 벤치마크에서 코어 9 273QPE는 3만 3,111점을 기록했다. 이는 AMD의 데스크톱 플래그십 급인 라이젠(Ryzen) 9 9900X3D 평균 점수보다 미세하게 높은 수치다. P코어 12개가 E코어의 도움 없이 이 점수를 냈다는 점에서, 생산성·게이밍 모두를 노리는 ‘하이브리드 없는’ 구성의 위력이 입증됐다. 한 오버클러킹 커뮤니티 관리자는 “바틀렛 레이크가 컨슈머 채널로 풀렸다면 데스크톱 시장의 판도가 바뀌었을 것”이라고 평가했다.
| 항목 | 코어 9 273QPE | 라이젠 9 9900X3D |
|---|---|---|
| P코어 수 | 12 | 12 |
| E코어 수 | 0 | 0 |
| 스레드 | 24 | 24 |
| 최대 부스트 | 5.4GHz | 5.5GHz |
| TDP/소비전력 | 286W | 120W |
| 시네벤치 R23 멀티 | 33,111 | 약 33,000 |
한국 독자 관점에서 이번 사례가 던지는 함의는 두 가지다. 첫째, AI 코딩 어시스턴트가 고수준 애플리케이션을 넘어 BIOS·펌웨어 같은 저수준 시스템 영역까지 실질적 생산성을 내기 시작했다는 점이다. 국내 팹리스·임베디드 기업에게 이는 인력난 해소의 중요한 신호다. 둘째, 인텔이 바틀렛 레이크를 컨슈머 시장에 공식 출시하지 않는 전략의 이면에는, 현재 판매 중인 코어 울트라(Core Ultra) 200S 시리즈와의 카니발라이제이션(자기잠식) 우려가 있다는 분석이다. 결국 AI와 모더 커뮤니티가 힘을 합쳐 ‘제조사가 막아둔 문’을 여는 시대가 이미 시작된 셈이며, 이는 향후 하드웨어 보증·소프트웨어 라이선스 정책에도 새로운 쟁점을 불러올 전망이다.
© 2026 TechMore.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기사 제보
제보하실 내용이 있으시면 techmore.main@gmail.com으로 연락주세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