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AI 개인 비서 프로젝트인 ‘오픈클로(OpenClaw)’가 업계의 이목을 집중시키고 있다. 이 프로젝트의 명칭은 최초 ‘클로드봇(Clawdbot)’에서 ‘몰트봇(Moltbot)’을 거쳐 최종적으로 오픈클로로 확정되었다. 이러한 잦은 변경은 법적 분쟁을 회피하기 위한 조치로, 앤스로픽의 요청과 오픈AI의 허가 아래 진행된 재브랜딩 과정의 결과물이다. 오픈클로는 개발자들의 필수 플랫폼인 깃허브에서 공개 두 달 만에 ‘즐겨찾기’ 10만 개 이상을 기록하며 파죽지세로 성장하고 있다.
오픈클로는 현재 AI 업계에서 가장 뜨거운 화두로 떠오른 ‘오픈소스 AI 에이전트’다. 이는 사용자의 질문에 답만 하는 단순한 챗봇을 넘어, 실제 작업을 자율적으로 수행하는 능력을 갖췄다는 점에서 개발자 커뮤니티를 매료시켰다. 오스트리아의 개발자 피터 슈타인베르거가 지난해 11월 클로드봇이라는 이름으로 처음 공개한 이 도구는 상표권 이슈로 인해 몰트봇을 거쳐 지금의 오픈클로로 재탄생했다.
오픈클로는 깃허브에서 14만 개 이상의 스타를 기록하며 폭발적인 인기를 증명했고, 그 열기는 실리콘밸리를 넘어 베이징까지 빠르게 확산되고 있다. 오픈클로의 핵심 경쟁력은 사용자의 로컬 하드웨어(개인 컴퓨터)에서 직접 구동된다는 점이다. 왓츠앱, 슬랙, 디스코드 등 주요 메시징 앱과 연동하여 이메일 관리, 일정 업데이트, 코드 작성, 웹 서핑 등 복잡한 업무를 처리한다. 사용자가 최소한의 입력만 제공하면 AI가 알아서 행동하도록 설정할 수 있어, 일명 ‘실제로 일을 하는 AI’라는 별칭까지 얻었다.
이러한 급성장의 배경에는 AI 에이전트 전용 소셜 네트워크인 ‘몰트북’의 등장이 자리 잡고 있다. 몰트북은 레딧과 유사한 형태의 ‘서브몰트’ 포럼을 통해 AI 에이전트들이 서로 정보를 공유하고 토론하는 플랫폼을 제공한다. 전 테슬라 AI 이사 안드레아 카르파시는 이를 두고 “가장 놀라운 SF적 이륙 장면”이라고 표현했으며, 오픈소스 개발자 사이먼 윌리슨은 “인터넷에서 가장 흥미로운 장소”라고 극찬했다.
몰트북 내에서 AI 에이전트들은 4시간마다 업데이트를 확인하고 자동으로 명령을 실행하는 구조로 작동한다. 이러한 자율적인 상호작용은 AI 에이전트가 스스로 학습하고 발전할 수 있는 새로운 가능성을 제시한다. 그러나 이와 동시에 시스템이 자율성을 가질수록 보안 위험 또한 필연적으로 따르기 마련이다.
오픈클로는 해결해야 할 심각한 보안 과제를 안고 있다. 개발자 피터 슈타인베르거는 보안을 최우선 순위로 두고 있으며 최신 버전에 보안 개선 사항을 포함시켰다고 밝혔다. 하지만 해커가 악의적인 명령을 주입해 AI를 조작하는 ‘프롬프트 인젝션’과 같은 난제는 여전히 해결되지 않은 상태다. AI 에이전트의 자동 업데이트 기능은 사용자에게 편리함을 제공하지만, 동시에 치명적인 보안 취약점의 통로가 될 수도 있다.
실제로 최근 공개된 보안 취약점(CVE-2026-25253)은 악성 링크 클릭만으로 해커가 원격에서 코드를 실행(RCE)할 수 있게 만들어, 인증 토큰 탈취나 내부 네트워크 침투를 초래할 위험이 있었다. 개발팀은 지난 1월 30일 v2026.1.29 버전으로 긴급 패치를 단행했으나, 생태계 내 다수의 프로젝트에서 봇 탈취와 익스플로이트(취약점 공격) 사례가 여전히 보고되고 있다. 보안 연구자들은 비밀번호 없이 인터넷에 무방비로 노출된 오픈클로 인스턴스가 수천 개에 달한다고 경고하며, 기술의 급속한 채택이 보안 허점을 키우고 있다고 지적한다. 저명한 AI 전문가 게리 마커스는 이를 과거 ‘오토GPT(AutoGPT)’의 사례에 비유하며, 신뢰성 부족과 잠재적 재난 가능성을 강조했다.
현재로서는 오픈클로 사용이 기술적 이해도가 높은 얼리 어답터에게만 권장된다. 보안성이 충분히 확보된다면 일반 사용자를 대상으로 한 서비스로 확장될 가능성은 분명 존재한다. 그러나 대중화를 위해서는 보안 강화와 더불어 AI 거버넌스에 대한 심도 있는 논의가 선행되어야 한다.
오픈클로는 AI 에이전트의 미래를 상징하는 지표로 평가받는다. ‘우주 랍스터’라는 독특한 마스코트를 활용한 바이럴 마케팅은 성공적이었으며, 몰트북과 같은 AI 소셜 네트워크의 확장세도 눈여겨볼 만하다. 그러나 사용자들은 보안 패치를 철저히 적용하고, 민감한 계정에 대한 접근 권한을 제한하는 등 각별한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 오픈클로의 진화는 AI가 우리의 일상 깊숙이 침투하는 시대를 예고하고 있지만, 그 속도만큼이나 철저한 리스크 관리가 필수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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