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공지능(AI) 분야의 거장 얀 르쿤이 메타를 떠나 새로운 AI 스타트업 ‘AMI 랩스(Advanced Machine Intelligence Labs)’를 세운다는 계획을 지난 18일(현지 시각) 발표했다. 그는 이 스타트업을 통해 약 8,700억 원(약 5억 유로)의 초기 자금을 모으고, 기업 가치를 약 5조 2,200억 원(약 30억 유로)으로 인정받는 것을 목표로 삼고 있다.
최근 메타는 AI 전략의 무게 중심을 ‘장기적인 연구’에서 ‘제품 개발’로 옮겼다. 이 과정에서 AI 부서 인력을 600명 정도 줄이고 조직을 새롭게 개편했다. 이러한 변화로 메타 내부의 연구 중심 문화가 약해졌고, 이것이 르쿤이 메타를 떠나는 배경이 되었다. 메타는 앞으로 AMI 랩스와 전략적 파트너십을 맺고 기술을 계속 공유할 계획이다.
AMI 랩스는 우리가 사는 물리적인 세계를 이해하고 예측하는 ‘세계 모델(world model)’ 기반의 초지능 AI 시스템을 만든다. 이 시스템은 로봇이나 스스로 움직이는 자율 주행차처럼 현실 세계와 직접 소통해야 하는 분야에 유용하게 쓰일 수 있다. 프랑스의 헬스케어 스타트업 ‘나블라’를 세운 알렉상드르 르브룬이 AMI 랩스의 최고경영자(CEO)를 맡아 회사의 방향을 이끌 예정이다.
‘세계 모델’이란 비디오와 공간 데이터를 활용해 물리적인 세상을 이해하는 AI 시스템을 말한다. 얀 르쿤은 그동안 챗GPT 같은 대규모 언어 모델(LLM)이 세상을 진짜로 ‘이해’하지는 못한다고 비판해 왔다. AMI 랩스의 연구는 르쿤이 메타에서 진행했던 ‘공동 임베딩 예측 아키텍처(JEPA)’ 연구를 한 단계 더 발전시키는 과정이라고 볼 수 있다.
AI 분야를 공부하는 학생들에게 얀 르쿤은 수학, 물리학, 전기공학 같은 기초 학문을 열심히 공부하라고 당부했다. 그는 “당장 유행하는 기술보다는 기초 과목을 최대한 많이 들어야 한다”고 조언하며, 단순히 코딩 실력만으로는 부족하다는 점을 강조했다. 이러한 기초 지식은 AI 기술이 아무리 빠르게 변해도 변하지 않는 핵심 지식이다. 학생들이 유행에 휩쓸리지 않고 오랫동안 실력을 발휘할 수 있는 든든한 밑거름이 된다.
얀 르쿤의 독립은 AI 연구의 중심이 대기업에서 스타트업으로 옮겨가는 최근의 흐름을 잘 보여준다. 이러한 변화는 AI 생태계를 더 다양하게 만들고 혁신 속도를 높이는 기회가 될 수 있다. 다만, 회사가 문을 열기도 전부터 기업 가치를 너무 높게 잡은 것 아니냐는 걱정도 나온다. 결국 앞으로 보여줄 실제 성과와 기술력이 투자자들의 신뢰를 결정할 것이다.
메타는 직접 투자하지 않고도 AMI 랩스와 협력 관계를 맺어 새로운 기술을 활용할 길을 열어두었다. 얀 르쿤의 새 회사 AMI 랩스는 ‘세계 모델’ 기반 AI를 통해 로봇이나 자율주행 등 현실 세계의 문제를 푸는 데 혁신을 일으킬 것으로 큰 기대를 모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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