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픈AI(OpenAI)가 샘 올트먼이 공동 설립한 뇌-컴퓨터 인터페이스(BCI) 스타트업 ‘머지 랩스(Merge Labs)’에 대규모 투자를 단행했다. 15일(현지시각) 업계에 따르면, 머지 랩스는 비공개 시드 라운드에서 2억 5천만 달러(약 3,300억 원)를 조달하며 약 8억 5천만 달러의 기업 가치를 인정받았다. 오픈AI는 이번 라운드의 최대 투자자로 참여하며 BCI 기술 선점에 대한 강력한 의지를 드러냈다.
머지 랩스가 주목받는 이유는 기술적 접근 방식의 차별성에 있다. 일론 머스크의 뉴럴링크(Neuralink)가 두개골을 열고 뇌에 전극을 삽입하는 ‘침습적(Invasive)’ 방식을 택한 것과 달리, 머지 랩스는 신체 손상이 없는 ‘비침습적(Non-invasive)’ 방식을 고수한다.
이들은 전극 대신 분자 기반 기술과 초음파 등 심층 전달 매체를 활용해 뉴런과 연결하는 독자적인 기술을 개발 중이다. 외과적 수술 없이도 뇌 신호를 포착할 수 있어 안전성과 접근성 측면에서 기존 BCI의 한계를 넘어설 것으로 평가받는다. 머지 랩스는 이를 통해 신체 기능 회복, 뇌 건강 관리, 그리고 궁극적으로 AI와의 직접적인 상호작용을 구현한다는 목표다.
이번 투자는 단순한 자금 지원을 넘어선 기술적 동맹으로 해석된다. 비침습적 BCI의 최대 난제는 두개골 외부에서 측정할 때 발생하는 신호 잡음(Noise)과 낮은 해상도다. 오픈AI는 자사의 거대언어모델(LLM)과 AI 기술을 접목해 이 문제를 해결하려 한다.
양사는 협력을 통해 생명공학 및 신경과학 분야의 기초 모델을 개발하고, 잡음이 많은 뇌 신호에서도 사용자의 의도를 정확히 파악하는 ‘AI 운영체제’를 구축할 계획이다. 이는 AI가 개인의 뇌 패턴에 맞춰 적응하고 신뢰성 있게 작동하도록 하는 것으로, AI와 BCI 융합의 핵심 마일스톤이 될 전망이다.
업계에서는 이번 투자를 샘 올트먼과 일론 머스크 간의 경쟁이 AI를 넘어 뇌 과학 분야로 확전된 것으로 보고 있다. 뉴럴링크는 지난 시리즈 E 라운드에서 6억 5천만 달러를 조달하며 기술 고도화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침습적 방식의 정밀함(뉴럴링크)과 비침습적 방식의 안전성(머지 랩스)이 맞붙는 형국이다. 두 회사의 상반된 접근법은 향후 BCI 표준 경쟁의 향방을 가를 중요한 관전 포인트다.
BCI 기술이 상용화 단계에 진입함에 따라 기술적 난이도 못지않게 윤리적 장벽도 높아지고 있다. 뇌 데이터의 프라이버시 보호와 해킹에 대한 안전성 확보는 필수적인 선결 과제다. 특히 머지 랩스의 비침습적 방식은 접근성이 높은 만큼, 데이터 오남용에 대한 우려도 함께 제기된다. 기술적 혁신이 실제 의료 및 소비자 시장의 혁명으로 이어지기 위해서는 사회적 합의와 규제 마련이 병행되어야 할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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