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도(sidewalk), 공항, 병원, 도심 한복판으로 진입한 공공 로봇에 대한 규제 공백이 본격적인 사회 문제로 떠오르고 있다. 미국에서는 이미 12개 주가 인도 배달 로봇 합법화 법안을 통과시킨 반면, 샌프란시스코는 이를 금지했다. 매스로보틱스(MassRobotics)는 다중 이해관계자 워크숍을 통해 로봇 등록·식별, 사고 보고 표준, 운영 규칙 등 5대 가이드라인을 제시했다.
로봇이 더 이상 공장이나 연구소 안에만 머물지 않는 시대가 됐다. 미국 주요 도시의 인도(sidewalk)에는 배달 로봇이, 공항과 병원에는 안내·청소·물품 운반 로봇이, 도심 광장에는 보안·순찰 로봇이 본격적으로 등장했다. 더 로봇 리포트(The Robot Report)는 4월 7일(현지 시간) “공공 공간 속 로봇의 규칙을 정해야 할 시점”이라며 이 흐름을 정리한 분석을 내놨다. 핵심 메시지는 하나다. 로봇은 이미 파일럿 단계를 넘어 ‘실제 배치(deployment)’ 단계에 진입했지만, 이를 다루는 법·제도는 아직 도시별로 들쭉날쭉하다는 것이다.
미국 내 규제 지형은 사실상 4가지로 갈라져 있다. 첫째, 다수의 주와 도시는 아예 아무런 규정을 만들지 않은 상태다. 둘째, 일부 지역은 명시적으로 인도 배달 로봇을 금지했다. 가장 유명한 사례는 샌프란시스코로, 이미 시범 운영 단계에서부터 강도 높은 규제를 도입했다. 셋째, 일부 지역은 무게·속도·운영 시간 등 제한 규정을 만들었다. 넷째, 가장 적극적인 지역은 사실상 환영 정책을 펴고 있다.
가장 진보된 케이스로는 12개 주가 인도 배달 로봇을 합법화한 사례가 꼽힌다. 버지니아, 아이다호, 플로리다, 위스콘신, 워싱턴 D.C. 등이 여기에 포함된다. 특히 버지니아는 2020년 법 개정을 통해 무게 제한을 완화하고, 인도와 횡단보도에서 운행하는 배달 로봇에 대해 ‘보행자와 동일한 권리와 책임’을 부여했다. 사실상 로봇을 법적으로 보행자와 같은 카테고리로 다루기 시작한 셈이다.
| 접근 방식 | 사례 |
|---|---|
| 무규제 (방치) | 다수의 주·도시 |
| 명시적 금지 | 샌프란시스코 |
| 제한적 규정 | 무게·속도·운영 시간 제한 |
| 적극 허용 | 버지니아, 아이다호, 플로리다, 위스콘신, 워싱턴 D.C. 등 12개 주 |
업계 차원의 자율 규제 움직임도 본격화됐다. 2025년 9월 25일 매사추세츠 보스턴 매스로보틱스(MassRobotics)에서는 다중 이해관계자 워크숍이 열렸고, 여기서 ‘공공 공간 로봇 운영 가이드라인’ 5개 핵심 원칙이 도출됐다. ▲명확한 로봇 등록·식별 체계 ▲기본 기술 안전 요구사항 ▲표준화된 사고 보고 절차 ▲맥락별 운영 규칙(공항·병원·인도 등) ▲공공 신뢰 확보를 위한 투명성 등이 그 골자다. 이 원칙들은 향후 미국 연방 차원의 가이드라인 초안에도 반영될 가능성이 높다.
한국 입장에서 이번 논의는 결코 남의 일이 아니다. 첫째, 국내에서도 배달의민족·쿠팡 등이 자율주행 배달 로봇 시범 운행을 빠르게 확대하고 있다. 2023년 개정된 도로교통법에 따라 한국은 이미 ‘실외 이동 로봇’을 보행자로 간주하는 법적 기반을 마련한 상태다. 이 점에서는 미국 12개 주와 비슷한 위치다. 둘째, 사고 발생 시 책임 분담, 보험, 데이터 기록 의무 같은 후속 제도는 아직 미흡하다. 매스로보틱스가 제시한 ‘사고 보고 표준’이 한국에도 곧 필요해질 것이다. 셋째, 공공장소 로봇이 빠르게 늘어나는 만큼 시각장애인·휠체어 사용자 같은 교통 약자 보호 가이드라인을 함께 마련하는 일이 시급하다. 기술 도입 속도와 사회적 합의 속도 사이의 격차를 어떻게 메울 것인가가 향후 핵심 과제가 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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