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 31개 시민사회 단체가 석유기업에 횡재세(windfall tax) 재도입을 요구하고 나섰다. 옥스팜(Oxfam), WWF, 교통환경연합(T&E) 등이 참여한 이 연합은 4,000만 명 이상의 시민을 대표하며, 석유기업들이 2026년 도로용 연료만으로 240억 유로(약 36조 원)의 횡재 이익을 올리고 있다고 지적했다. 오스트리아·독일·이탈리아·포르투갈·스페인 5개국 정부도 EU 차원의 횡재세 메커니즘 마련을 촉구한 상태다. 4월 22일 유럽집행위원회(EC)의 긴급 조치 발표와 4월 22~23일 EU 정상회의 논의가 예정돼 있다.
미-이스라엘 이란 전쟁이 다시 불 지핀 에너지 위기
유럽은 2022년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이후 두 번째 대규모 에너지 위기에 직면했다. 이번에는 미국-이스라엘의 이란 군사 작전이 촉매가 됐다. 분쟁 시작 이후 불과 44일 만에 EU의 화석연료 수입 비용이 220억 유로(약 33조 원) 증가했다. 국제 유가 급등은 유럽 소비자의 연료비·난방비를 직격하고 있다.
T&E의 석유 이익 추적기(Oil Profits Tracker)에 따르면, 석유기업들은 이 가격 급등을 그대로 소비자에게 전가하면서 2026년 도로용 연료만으로 240억 유로의 초과 이익을 거둘 것으로 추정된다. ‘위기에서 폭리를 취하는 구조’가 4년 만에 반복되고 있다는 비판이다.
31개 NGO 연합: “공급망 전체에 과세하라”
| 항목 | 세부 내용 |
|---|---|
| 청원 단체 수 | 31개 유럽 NGO |
| 대표 시민 수 | 4,000만 명+ (2,000+ 회원 조직) |
| 주요 참여 단체 | 옥스팜(Oxfam), WWF, CAN Europe, T&E |
| 핵심 요구 | EU 차원 횡재세 재도입 |
| 과세 대상 | 석유 공급망 전체 (해외 법인 포함) |
| 세수 사용처 | 취약 가구 지원, 에너지 효율, 재생에너지, EV 전환 |
| 2022~23년 선례 | 횡재세로 280억 유로 징수 |
| 2026년 석유 횡재 이익 | 240억 유로 (도로용 연료 기준) |
| EU 정부 지지 | 오스트리아·독일·이탈리아·포르투갈·스페인 5개국 |
NGO 연합의 요구는 세 가지다. 첫째, 2022~2023년에 시행된 임시 연대 기여금(solidarity contribution)의 재도입. 둘째, 과세 대상을 정유사뿐 아니라 석유 공급망 전체(탐사·채굴·운송·정유·유통)와 국제 기업의 해외 이익까지 확대할 것. 셋째, 세수를 취약 가구 에너지 보조금, 건물 에너지 효율 개선, 재생에너지 보급, 전기차 전환 지원에 투명하게 배분할 것이다.
2022년 선례: 280억 유로를 걷었다
EU는 전례가 있다.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직후인 2022년, 에너지 기업 초과 이익에 대한 ‘임시 연대 기여금’을 도입했다. 유럽집행위원회 평가에 따르면 2022~2023 회계연도 동안 280억 유로(약 42조 원)를 징수했다. 이 자금은 에너지 가격 보조금, 취약 계층 지원, 재생에너지 투자에 활용됐다.
다만 당시에도 과세 집행률의 국가 간 편차, 석유기업의 세금 회피 전략, 과세 대상 정의의 모호성 등 문제가 있었다. 이번 청원은 이런 허점을 보완해 보다 포괄적이고 엄격한 프레임워크를 요구한다는 점에서 한 단계 진화한 안이다.
4월 22~23일, EU 정상회의서 결정적 논의
향후 일정이 빠르게 진행된다. 4월 22일 유럽집행위원회가 에너지 긴급 조치를 발표할 예정이며, 같은 날부터 이틀간 열리는 EU 정상회의에서 각국 정상이 횡재세 포함 대응 방안을 논의한다.
현재 오스트리아·독일·이탈리아·포르투갈·스페인 5개국이 공식적으로 EU 차원 횡재세 메커니즘 마련을 촉구한 상태다. 블룸버그(Bloomberg)와 CNBC에 따르면, 프랑스와 벨기에도 원칙적으로 지지 입장인 것으로 전해져 과반 확보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 반면 아일랜드·네덜란드 등 석유 관련 기업 유치에 적극적인 국가들은 신중한 입장을 보이고 있다.
한국에 주는 시사점
한국은 산유국이 아니지만, 에너지 수입 의존도가 93%에 달하는 만큼 이번 사태의 영향을 직접 받는다. 국제 유가 급등은 한국 소비자의 휘발유·경유·난방유 가격에 바로 반영되며, 정유사들의 마진 확대 논란도 2022년에 이미 한 차례 경험한 바 있다.
한국 정유 4사(SK이노베이션, GS칼텍스, 에쓰오일, 현대오일뱅크)도 유가 급등기에 정제 마진이 확대될 가능성이 높다. 유럽의 횡재세 논의가 확산될 경우 한국에서도 유사한 정책 논쟁이 재점화될 수 있다. 윤석열 정부가 2022년 한시적으로 시행한 유류세 인하 조치의 항구화 여부, 정유사 초과 이익에 대한 과세 논의가 다시 수면 위로 올라올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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