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런 모우리 구글 부사장이 21일(현지시각) 테크크런치(TechCrunch)와의 인터뷰에서 AI 스타트업의 생존 위기를 강하게 경고했다. 특히 ‘LLM 래퍼(Wrapper)’와 ‘AI 애그리게이터(Aggregator)’라는 두 가지 형태의 비즈니스 모델이 직면한 위험성을 짚었다. AI 기술이 빠르게 발전하고 시장이 요동치는 지금, 남들과 다른 독자적인 지식재산권(IP)이 얼마나 중요한지 다시 한번 일깨우는 대목이다.
LLM 래퍼는 챗GPT 같은 기존 거대언어모델(LLM)에 껍데기, 즉 단순한 사용자 인터페이스(UI)만 덧붙인 형태다. 챗GPT 스토어가 문을 연 이후 이런 기업이 우후죽순 생겨났다. 이들은 남이 만든 뛰어난 AI 모델을 가져다 쓰기 편하게 포장했지만, 핵심적인 기술 차별화는 보여주지 못했다.
반면 AI 애그리게이터는 여러 AI 모델을 한데 모아 플랫폼 하나로 제공하는 방식이다. 사용자의 다양한 입맛을 맞추려 했지만 한계가 뚜렷하다. 과거 아마존웹서비스(AWS)의 클라우드 인프라를 떼어다 팔기만 하던 스타트업들이 결국 무너졌던 것과 비슷한 길을 걷고 있다는 평가다.
앞서 언급했듯 LLM 래퍼는 남의 거대 모델에 화면 디자인(UX/UI)만 씌운 격이다. 자신만의 고유한 기술력, 즉 IP를 제대로 확보하지 못했다. 모우리 부사장은 이런 비즈니스 모델이 오래가기 어렵다고 꼬집었다. 그는 “LLM 래퍼와 AI 애그리게이터는 지속 가능성이 낮다”라고 직격탄을 날렸다. 이는 곧 냉혹한 시장에서 경쟁력을 잃는다는 뜻이다. 실제로 이 모델을 택한 스타트업들은 최근 투자 유치와 성장의 벽에 부딪히며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다.
AI 애그리게이터 역시 여러 LLM을 묶어서 제공할 뿐이다. 하지만 이제 사용자는 단순한 모델 연동을 넘어, 독자적인 기술 기반의 새로운 가치를 원한다. 시장의 높은 눈높이와 얕은 기술적 현실 사이의 괴리가 커지면서, AI 애그리게이터의 성장세도 눈에 띄게 꺾였다. 이 역시 자체 서비스를 만들지 못하고 남의 클라우드 인프라만 단순 재판매하다 도태된 과거 스타트업들의 뼈아픈 실패 사례와 겹친다.
과거 클라우드 시장 초기, 인프라 재판매에 그친 스타트업들은 결국 독자적인 IP를 갖추지 못해 시장에서 쫓겨났다. 현재 AI 스타트업들도 똑같은 압박을 받고 있다. 이 같은 위기 상황은 특정 산업이나 분야에 집중하는 ‘도메인(Domain) 특화 솔루션’의 중요성을 한층 끌어올린다.
모우리 부사장은 개발자를 위한 코드 작성 도우미 ‘커서(Cursor)’나 법률 전문 AI 어시스턴트 ‘하비 AI(Harvey AI)’처럼 특정 분야를 깊이 있게 파고든 솔루션만이 살아남을 가능성이 크다고 강조했다.
이제 AI 스타트업 생태계는 ‘모두가 성공하는 시대’를 지나 ‘생존자만 남는 시대’로 접어들었다. 창업자들은 발 빠르게 전략을 수정해야 한다. 특정 분야에 집중하고, 독자적인 기술력을 확보하며, 고객의 핵심 문제를 깊이 있게 해결하는 데 사활을 걸어야 한다.
투자자들 역시 단순 래퍼나 애그리게이터 모델을 가진 스타트업의 포트폴리오를 다시 점검하고, 이들이 사업 방향을 전환(피봇)하도록 시급히 도와야 한다. AI 서비스를 도입하려는 기업 고객 또한 경각심이 필요하다. 계약을 맺은 래퍼나 애그리게이터 스타트업이 하루아침에 사라질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시스템을 자체 구축하거나 분야별 전문 스타트업과 손잡는 전략을 세워야 할 때다.
결국 AI 스타트업의 성공 여부는 ‘차별화된 기술력(IP)’과 ‘깊이 있는 전문 지식’에 달렸다. 이것이 앞으로 AI 생태계가 나아갈 방향을 결정지을 가장 중요한 열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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