샘 올트먼이 빅 테크놀로지 팟캐스트에 출연해 약 1시간가량 인터뷰를 진행했다. 인터뷰를 진행한 사람은 알렉스 칸트로위츠이다. 둘의 인터뷰 내용을 번역하고 QnA 형식으로 재편집했다. 원문은 여기서 확인할 수 있다.
Q. 구글의 Gemini 3가 나온 뒤 OpenAI에 ‘비상사태(Code Red)’가 선포되었다고 들었다. 경쟁에서 밀리는 것 아닌가?
A. ‘비상사태’는 우리에게 꽤 자주 있는 일이라 크게 부담되지는 않는다. 경쟁자가 나타났을 때 예민하게 반응하고 빠르게 움직이는 것이 좋다고 생각한다. 올해 초 ‘딥시크(DeepSeek)’가 나왔을 때도 그랬다. Gemini 3가 생각보다 큰 충격은 아니었지만, 우리 제품의 약점을 발견하는 계기가 되었다. 현재 빠르게 개선 중이며, 이번 비상 상황도 6~8주 정도면 마무리될 것 같다.
Q. 구글은 이미 많은 사람이 쓰고 있는 서비스가 많다. ChatGPT가 불리하지 않나?
A. 구글은 여전히 무서운 경쟁자다. 하지만 기존 서비스에 AI 기능을 살짝 덧붙이는 방식은 한계가 있다. 우리는 처음부터 AI를 중심으로 제품을 다시 만들려고 한다. 마치 메시징 앱에서 단순히 요약 기능을 넣는 게 아니라, AI가 내 비서처럼 다른 사람의 비서와 대화해서 일정을 잡고 필요한 것만 골라 알려주는 식이다. 이런 ‘AI 중심’의 새로운 제품들이 결국 이길 것이며, 이것이 구글의 약점이 될 것이다.
Q. ChatGPT의 모습이 앞으로 어떻게 변할까?
A. 사실 지금쯤이면 ChatGPT가 처음 나왔을 때와는 완전히 다른 모습일 줄 알았다. 아직은 채팅창에 글자를 입력하는 방식이 중심인데, 앞으로는 AI가 상황에 맞춰 스스로 화면(인터페이스)을 만들어내야 한다고 생각한다. 또한 AI가 사용자의 모든 취향과 삶의 세부 사항을 기억하는 ‘메모리’ 기능이 중요하다. 지금은 초기 단계지만, 2026년쯤에는 AI가 나보다 나를 더 잘 아는 아주 강력한 개인 비서가 될 것이다.
Q. 만들고 있는 기기가 스마트폰 크기에 화면도 없다고 들었다. 그냥 스마트폰 앱으로 만들면 안 되나?
A. 우리는 한 가지 기기가 아니라 여러 종류의 작은 기기들을 만들 계획이다. 내 추측은 앞으로 사람들이 컴퓨터를 사용하는 방식이 완전히 바뀔 것이란 것이다. 지금까지 기기들은 우리가 명령해야만 움직이는 수동적인 도구였다. 하지만 미래의 기기는 내 삶의 모든 맥락과 주변 상황을 이해하고, 먼저 움직이는 똑똑하고 능동적인 존재가 될 것이다.
예를 들어, 이런 식이다. 기기가 켜져 있든 꺼져 있든 상관없이 “이번 인터뷰 내용을 잘 듣고 있어 줘. 그러다 내가 샘에게 물어보려던 질문을 깜빡하면 귀에 살짝 속삭여서 알려줘”라고 말해두는 것이다. 이런 기능은 기존의 스마트폰 앱 환경보다 전용 기기에서 훨씬 더 큰 도움을 줄 수 있다.
Q. 내년에는 기업용 서비스(엔터프라이즈)에 집중한다고 하던데?
A. 그렇다. 올해는 기업 고객의 성장 속도가 일반 사용자보다 빨랐다. 기업들은 이제 AI를 도입할 준비가 끝났다. 특히 금융이나 과학 분야에서 기대가 크다. 예전에는 여러 AI를 써보던 기업들이 이제는 “우리 회사에 딱 맞는 AI 플랫폼 하나만 쓰고 싶다”고 말하기 시작했다. 우리는 그 요구에 맞춘 ‘올인원 플랫폼’을 만들 계획이다.
Q. AI가 사람의 업무를 얼마나 대체할 수 있을까?
A. ‘GDPval’이라는 지표로 측정해보면, 법률 분석이나 간단한 앱 만들기 같은 명확한 작업에서는 AI가 이미 전문가 수준에 도달했다. 하지만 새로운 제품을 구상하거나 팀원들과 복잡하게 협력하는 창의적인 일은 아직 어렵다. 기업들이 AI를 실제 업무에 어떻게 녹여낼지 고민하는 데는 시간이 좀 걸리겠지만, 그 변화는 매우 클 것이다.
Q. 다음 모델인 GPT-6는 언제 나오나?
A. 이름을 뭐라고 붙일지는 모르겠지만, 성능이 크게 좋아진 모델을 내년 1분기(1~3월)에 선보일 예정이다. 기업들은 더 똑똑한 지능을 원하고, 일반 사용자들은 사용하기 더 편한 모델을 원한다. 우리는 이 두 가지를 모두 만족시켜 누구나 훨씬 더 좋아할 만한 모델을 만들고 있다.
Q. 인프라 구축에 약 2,058조 원(약 1.4조 달러)이나 쓴다는 게 사실인가?
A. 그 금액은 아주 긴 시간에 걸쳐 투자할 총액을 말한다. 우리는 더 많은 컴퓨터 자원(컴퓨팅)이 필요하다. 특히 AI를 이용해 새로운 과학적 발견을 하는 것이 내 가장 큰 목표다. 과학이 발전해야 세상 모든 사람이 더 잘살 수 있기 때문이다. 개인 맞춤형 의료 서비스를 제공하는 데에도 엄청난 컴퓨터 자원이 들어간다.
Q. 돈을 너무 많이 써서 적자가 심하다는 우려가 있다.
A. 지금은 AI 모델을 훈련하는 데 엄청난 돈을 쓰고 있다. 하지만 수익도 빠르게 늘고 있다. 서비스 규모가 커지면 결국 벌어들이는 돈이 훈련 비용을 감당하게 될 것이다. 우리는 지금 당장의 이익보다, 성능이 더 뛰어난 모델을 만드는 데 공격적으로 투자하는 쪽을 선택했다.
Q. 최근 거액의 빚(부채)을 빌린 이유는 무엇인가?
A. 한때 시장이 AI라면 무조건 흥분하던 시기가 있었는데, 지금은 오히려 차분해져서 다행이다. AI 데이터 센터를 짓기 위해 돈을 빌리는 것은 합리적인 투자다. 모델의 성능이 계속 좋아질 것이라는 점에 내 회사를 걸고 확신한다. 설령 기술 발전이 조금 늦어지더라도, 이미 만들어진 모델이 세상에 줄 수 있는 경제적 가치는 어마어마하다.
Q. 스마트폰 말고 새로운 기기(디바이스)도 준비 중인가?
A. 그렇다. 화면이 없는 작은 기기 등 여러 형태를 고민하고 있다. 미래에는 컴퓨터를 쓰는 방식이 완전히 바뀔 것이다. 예를 들어 인터뷰 중에 귀에 꽂은 작은 기기가 “샘에게 물어보려던 질문 잊으셨나요? 이건 어때요?”라고 조용히 속삭여주는 식이다. 우리 주변의 맥락을 완벽히 이해하는 똑똑한 기기를 보게 될 것이다.
Q. 회사를 주식 시장에 상장(IPO)할 계획이 있나?
A. 잘 모르겠다. 상장해서 더 많은 사람이 가치를 나누는 것은 좋지만, 상장 기업의 CEO가 되는 것 자체에는 전혀 관심이 없다. 상장하면 좋은 점도 있겠지만, 아주 짜증 나는 일들도 많아질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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