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슬라 주주들이 일론 머스크 최고경영자(CEO)에게 최대 1조 달러(약 1천400조 원)에 달하는 성과 기반 주식 보상 패키지를 최종 승인했다. 이는 지난 11월 6일(현지시간) 텍사스 오스틴에서 열린 연례 주주총회에서 찬성률 75% 이상의 압도적인 지지로 가결된 것으로, 델라웨어 법원의 무효 판결 이후 재추진된 보상안이 마침내 주주들의 동의를 얻게 됐다.

이번 보상안은 2018년 처음 승인되었으나, 델라웨어 법원이 이사회 독립성 부족 등을 이유로 2024년 1월 (이후 6월 재승인 시도에도 12월 재차 무효 판결) 무효 판결을 내리면서 법적 공방에 휘말렸다. 이에 테슬라 이사회는 보상안이 부결될 경우 머스크가 회사를 떠날 수도 있다는 경고를 내놓으며 주주들의 지지를 호소했으며, 머스크 자신도 “로봇 군대에 강한 영향력을 가질 수 없다면 불편할 것”이라며 경영 이탈 가능성을 시사하기도 했다.

승인된 보상 패키지는 머스크가 2035년까지 테슬라의 시가총액을 현재 약 1조 5천억 달러에서 8조 5천억 달러로 끌어올리는 것을 포함해, 연간 차량 인도량 2천만 대, 완전자율주행(FSD) 소프트웨어 구독 1천만 건, 휴머노이드 로봇 ‘옵티머스’ 100만 대 배치, 로보택시 100만 대 상업 운행, 상각전 영업이익(EBITDA) 4천억 달러 달성 등 12단계의 공격적인 경영 목표를 달성할 경우 단계적으로 주식을 지급하는 성과 기반 인센티브다. 이 보상안이 모두 실행되면 머스크의 테슬라 지분율은 현재 13~15% 수준에서 25~27%까지 상승하여 그의 회사 지배력이 더욱 공고해질 것으로 예상된다.

주주총회 투표에는 머스크 본인도 참여했으며, 이는 테슬라가 작년 주총 이후 법인 등록지를 델라웨어주에서 텍사스주로 이전하면서 가능해진 일이다. 하지만 노르웨이 국부펀드를 비롯한 주요 기관 투자자들과 의결권 자문사 ISS, 글래스 루이스 등은 “전례 없이 큰 규모의 보상”이라며 반대 입장을 표명하기도 했다.

주주총회 전에는 보상안 통과 기대감에 테슬라 주가가 급등하는 모습을 보였으나, 승인 소식이 전해진 당일 정규장에서 주가는 3.5% 하락 마감했고, 시간외 거래에서 2%대 상승세를 보였다. 이는 보상안 이슈 외에도 AI 기술주 고평가 논란 등 전반적인 시장 상황의 영향을 받은 것으로 풀이된다.

이번 보상안 승인은 머스크의 리더십에 대한 테슬라 주주들의 강력한 신뢰를 재확인하는 동시에, 테슬라가 추진하는 인공지능(AI), 로봇 공학, 자율주행 등 미래 사업 비전 실현에 더욱 박차를 가할 동력을 얻게 되었다는 평가가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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